요즘 사람들이 화를 잘 내게 되었다는 이야기나 기사를 접한 적이 있어? 대체로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되는 이 같은 ‘화’는 최근 이동진 평론가의 어휘 사용부터 시작해 최근 크래시 인종차별 등 수많은 이상한 논란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최근의 문제가 아니었다.2013년 10월 3일자 기사이다. ‘연예인 ‘태도 논란’이 불편한 이유’라는 제목인데 내용이 당시 논란에 대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지혜 씨는 힐링캠프 출연 당시 오프닝에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있었고, 구하라 씨는 라디오 스타에서 MC들의 질문 공세에 페트병을 던졌고 설리 씨는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했는데도 크게 기뻐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는 후문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여성 연예인이라는 점과 프로의식이 없다는 지적이라는 점이다. 이와 사회적 배경으로 추측해보면 당시에는 남녀차별과 연예인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 이러한 ‘재앙’을 만들어낸 것이다. 또한 인터넷에서 사람들은 특히 타인에 대한 높은 잣대를 요구한다. 그러나 필자는 그 당시 이런 재앙의 근원을 몰랐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이 어떤 사회적 프레임에 갇혀 살고 있는지 주지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 논의의 근원지를 찾고 우리가 특정 프레임에 갇혀 있지 않은지 생각해야 한다.그렇다면 현재는 어떤 프레임 때문에 이런 논란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 먼저 이동진 평론가의 논란을 들여다보자. 영화평론 한 줄평에서 너무 어려운 어휘를 썼다고 논란이 된 그는 상대방이 사용하는 어휘를 자신이 모른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지만, 그 근원은 권위적 사회가 지식을 독점하던 과거에서 비롯된다. 평민 계층은 지식을 습득할 기회가 없고, 이는 반지성주의를 만들어 자신의 무지가 들통나면 화를 내는 것이다.크래시의 경우 페스티벌에 참가한 그는 2년 만의 콘서트에서 기쁜 마음으로 팬들을 만났다. 이에 하이파이브를 하며 팬들과 소통하는 즉흥적인 이벤트를 벌였는데, 특정 위치에 그의 하이파이브를 받으려고 사람들이 몰렸고, 그곳 사람들은 조금 물러나달라는 제스처를 취한 뒤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그 행동이 논란이 된 것이다. 그곳에 있던 사람 중 흑인이 있었는데 일각에서는 이게 흑인과 손잡고 싶지 않아 거절한 제스처였다고 해석한 것이다. 이는 곧바로 논란이 됐지만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특정 객석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곳 하이파이브는 받지 않았다. 크러쉬 본인도 이렇게 해명하고 흑인이 있었던 곳뿐만 아니라 하이파이브를 모두에게 해준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다만 이런 논란이 일어나는 이유는 흑인 차별에 대한 민감성과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특성 때문이 아닐까.위 논란을 정리해보면 인터넷 오용, 그리고 차별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 험악한 말을 떠드는 사람들은 과거부터 문제였지만 이는 인터넷 실명제 도입과 같은 실천적 방안으로 개선될 문제가 아니다. 인터넷에서 키보드로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상처받고 정신이 깨지거나 자신의 불완전한 욕구를 잘못된 방법으로 표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도태된 사람들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현대에는 너무 만연한 차별 자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별을 잘못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항상 객관화하고 자신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차별이 만연한 것은 사실이나 차별이 아닌 것까지 차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차별을 줄이기 위해 역차별을 하는 것은 아닌지다.
출처 : 이동진 평론가 인터뷰 https://youtu.be/sy5bmlIEXzM